독서록

필경사 바틀비

구순장 2023. 10. 14. 20:26

필경사 바틀비

독서록

2019-01-26 21:58:32

 

김용민 라이브를 통해 알게 된 국민대 정선태 교수님.  그의 강의를 팟캐스트를 통해 접했다.  '인문'의 '문'자를 '무늬 문'으로 볼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인문이란 사람의 무늬를 가리킨다고..

'필겅사 바틀비'. 이 제목은 여러번 들어왔고 필경사란게 뭔가.. '모비 딕'을 쓴 작가 허먼 맬빌이 썼으니까 고래잡이 배 이야기인가.. 추측만 했던 책인데..
드디어 내 손에 잡혔다. 몇 년 더 궁금해하기보다 지금 읽자 하고 빌려왔다.

예상 외로 장편이 아닌 단편이었고 내용도 바다 이야기가 아닌 법무서류 베끼는 사람 이야기였다.

주인공 나는 변호사이다. 사무실을 운영하며 세 명이 고용인들이 있다. 한 명을 추가로 더 고용하는데 이 사람이 바틀비다. 그는 주어진 필사 일을 성실히 수행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하고싶지 않는 일들은 절대로 하지 않는데 이  점이 고용주와 동료들을 난감하게 한다. 원작에서  'I would prefer not to...' 의 표현을 쓰는 걸로 알고있다. 처음에는 잔 심부름하는 일과 필사본이 맞았는지 검토하는 작업이 그것이었다. 후에는 본업인 필사까지 하지 않기로 한다. 숙식까지 '나' 몰래 사무실에서 해결하던 바틀비를 처리하기 위한 '나'의 고민은 점점 더해간다. 해고를 해도 나가고'싶어하지 않'는다.  고독한 그에게 연민을 느끼는 '나'는 매몰차게 그를 다룰수가 없다.  나중엔 그를 남겨두고 사무실을 이전하게 되는데.  얼마후 지난 사무실이 있던 걸물 주인에게서 꿈적않고 그 건물에 눌러앉은 바늘비를 해결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결국 바틀비는 죄수들이 수감된 구치소에 배치된다. 그의 생활을 돌아보던  '나는' 그 곳에서 굶어죽은 바틀비를 발견한다.

참.. 뭐라고 할까...  '나'는 보통 사람의 심정을 대변해주는것 같다. 그 난처함.. 나는 만나지 말았으면 하는 그런 사람을 만났으니...
한 편 바틀비에게서도 나는 나의 모습도 읽을수 있다. 하고 싶지 않으면 안할 수 있지...


창비에서 엮은 이 책은 미국의 단편소설들을 모아우었는데 이 소설 말고도

너새니얼 호손 - 젊은 굿맨 브라운
에드거 앨런 포우 - 검은 고양이
허먼 멜빌 - 필경사 바틀비
마크 트웨인 - 캘레바래스 군의 명물, 뜀뛰는 개구리
헨리 제임스 - 진품
샬롯 퍼킨스 길먼 - 누런 벽지
찰스 W. 체스넛 - 그랜디썬의 위장
스티븐 크레인 - 소형 보트
셔우드 앤더슨 - 달걀
F. 스콧 피츠제럴드 - 겨울 꿈
윌리엄 포크너 - 에밀리에게 장미를

이 실려있다.
빼먹고 안읽은것도 있네..
아까 언급했던 '사람의 무늬'.
매일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 같은 장소에 살다보면... 다 같은 음식을 먹고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쓰다보면... 또  비슷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이번 단편들을 보면서 사람의 다양한 면모를 볼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이문열의 단편선집, 보르해스의 바벨의 도서관을 이어 만나게 된 창비의 문학선집. 앞으로 얼마간 단편들을 더 접하게 될것 같다. 사람구경을 더 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