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로부터의 수기

독서록

2019-10-05 22:50:44

지하로부터의 수기(1864)

 

도스토예프스키
웅진씽크빅 펭귄클래식
조혜경 번역

 

도스토에프스키가 자신이 발간하던 잡지에 실은 소설이라고 한다. 역자는 이 소설이 당시 이성과 지성을 추앙하던 사회 분위기에서 반론을 제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인공은 먼 친척으로부터 유산을 상속하게 된 뒤 직장을 관두고  페테르부르크의 한 처소에서 한 명의 하인과 머무르며 이 책을 쓴다.
1부에서 주인공이 하는 얘기는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
2 곱하기 2가 4인 것에 대해 뭐라뭐라 하다가 2 곱하기 2가 5라면 이것이 아름답지 않은가라고 묻는다.


2부에서는 스토리가 있다.
주인공은 골방에 틀어박혀 사색하는 것에 만족하다가도 때로 고독함을 느낀다. 창밖을 내다보다가 당구를 치던 사람들끼리 싸움이 나서 한 사람이 창문 밖으로 던져지는 장면을 목격한다. 주인공 또한 자신이 그렇게 던져지길 원한다. 그 정도로 외로움을 느낀 것이다. 실제로 당구장엘 가지만 아무도 그에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한 장교가 주인공을 가만히 옆으로 옮겨놓고 자기 갈 길을 간다. 여기에 주인공은 모욕감을 느낀다 .결투 신청을 생각해보다가 그 장교가 자주 다니는 길에서 그와 자주 맞닥뜨리는데 자꾸만 자기가 먼저 길을 비키는 것에 분노하고 하루는 비켜서지 않고 있다가 그 장교와 어깨를 부딪히게 만든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친척들의 결정에 따라 한 학교로 보내진다. 그 곳에서도 평범한 교제를 하지 못하고 자신의 세계에 파묻혀 지내게 된다.
학창시절부터 주인공의 신경을 쓰이게 만들었던 한 동창생의 송별회에 참여하게된다. 환영받지 못한 자리였고 모임 중에도 대화에 끼지 못하고 혼자 탐색전을 한다. 자신을 오랜 시간 무시한 친구들을 좇아 다음 장소로 찾아간 주인공은 거기서 친구들은 만나지 못하고 한 여인과 만나게 된다. 몸을 파는 이 여인에게 '책에 있는 것같은 말'로 훈계와 충고를 한다. 그녀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주고 떠난다.


자신의 집에서 일하는 하인과 월급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던 중 이 여인이 방문하게 된다. 이 여인에게 모욕감을 주고 보내게 된다. 이 여인은 자신에게 쥐어진 돈을 남겨놓고 떠난다.

이 책은 한 인간상을 보여주기 위해 쓰인것 같다. 요즘말로 하면 '찌질한' 외톨이라고 부를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적으로는 뛰어날지 모르지만 안간 관계면에서는 너무 서툰 사람.


이 사람의 생각을 앍으며 나 자신. 내 주변의 누군가가 오버랩되었다.
자신의 생각 속에서 오해와 불신, 의심으로 가득차 있던 어떤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고 애를 썼다. 어떤 때는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여 확신하기도 했다. 대화하기보다 혼자만의 생각 속에서, 자신의 이해의 틀에서 다른 사람을 맞춰 생각하려고 했다. 혼자 생각하고 또 생각한 말을 최후통첩하듯 던지고 가기도 했다.
나는 그를 지켜보며 어떤 치료가 필요한건지 궁금해했다. 왜 그런 성향을 갖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고 어디서 풀어갈수 있을까 궁금했다.


서평가 이현우 선생님이 한 방송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이 소설을 읽었을때 '이거지!'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 세상에 있을 법한 한 인간상. 건강하다고 할 수없는 이런 사람의 이야기가 지금 나와 너의 이야기가 될수 있음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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