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그럴수가 있는가
최태욱
2018년
작가들

한홍구의 유튜브 채널 '역사통'을 듣다가 알게된 책. 

감리교 목사님. 강화도 교동에서 목회하다가 교인들 마음 속에 남아있는  상흔을 보개된다. 
진상을 조사하려 강화도, 인천, 서산, 논산 등을 다니시며 사람들을 만난다. 당시 목격자, 가해자들의 증언을 담았다. 

주로 보도연맹 학살, 19520년 인천상륙작전을 전후로  한 보복살인, 부역자 살해가 담겨있다. 

마을회관에서 증언들을 듣다보면 마을 사람들끼리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따로 또 같이 살고 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부역자 처형은 3단계로 이루어진다. 
민간(청년단 등)에석 물색해서 잡아온다. 처형할지 훈방할지 결정한다. 처형한다. 
이때 심판자는 면장, 지서장 등이다. 

기억나는 두 이야기.

<마른 눈물>
부모님처럼 의지했던 형과 형수가 학살되었다. 소년은 후에 참전 용사가 되었다. 빨갱이로 몰리지 않기 위해 애쓴 세월이 그의 눈에서 눌눌이 마르게 했다는..

<북치던 할머니>
남편과 남편의 형, 조카가 학살됐다. 마을에서 장례가 나면 신들린것처럼 부도 치고 장구도 치는 할머니. 곡은 찬송가인데 굿하듯이 불러 목사님을 놀라게 한 교인이다. 
치료차 뭍에 갔다가 돌아와서 다시 교회를 다니기로 한 할머니.목사님과 성도 몇이 심방을 갔는데 찬송가도 신나게 잘 부르시다가 갑자기 돌아누우셨다. 나중에 알고보니 함께했던 교인 중에 학샬과 관련된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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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고 있는 포천 일동, 이동 지역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으리라 짐작한다. 삼팔교가 지척에 있다. 이동에서 일동을 가다보면 당시 38선으로 이용된 개울물도 지난다. 
인민군이 내려오면 인공기를. 국군이 올라오면 태극기를 꽂는 상황.
지역에서 한문을 같이 공부하는 분들 또한  그 당시 일이 화제가 되면 그 때 기족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말씀하신다. 

'빨갱이'란 단어에 매달리는 사람들을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되는것 같다. 그때 그런 일을 당했다면 그리 쉽게 잊지는 못할것이다. 자기 자신은 '빨갱이'가 아님을 계속해서 증명해아하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아직 현재해있는 문제.
교회에서 목회를 하시다가 알게되서 진상 조사까지 나선 목사님.
우리 안에 남아있는 공포와 불신, 적대감을 치우기 위한 노력을 하신 분. 
그때 일을 함구하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목격담을 예기하신다는 점도 짚을만하다. 말로 하게되었을때 치유가 시작될것이란 생각이 든다. 누군가 들어주었을때 공감해주었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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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교수님께서 한국 교회의 친일 챙적, 신사 참배, 참배 안한다고 성도를 고발한 일 등을 말씀해주셨다. 반성, 자숙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그냥 흘러온 개신교. 

국가의 이름으로 벌어진 폭력들을 이해하고 치유하려는 한홍구 교수님의 노력에 함께하고픈 마음이다. 

학교 다닐때 배우지 못한 근현대사. 내가 배우고 반성할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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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배리 린든의 회고록

독서록

2022-03-22 21:02:29

 

 

신사 배리 린든의 회고록

The Luck of Barry Lyndon

William Makepeace Thackeray

문학과 지성사

2009

 

 영화 '배리 린든'의 원작

큐브릭 감독의 영화 '배리 린든'을 보고 이 소설을 찾아보게 되었다. 찰스 디킨즈와 같은 시대에 작품 활동을 했던 저자 새커리는 당시 중간 계급의 신분 상승 욕구를 풍자했다고 한다.

 

 ‘배리 린든’ 영화가 걸작이다. 70년대에 만들어진 것인지 근래에 만들어진 것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영상미가 뛰어나다. 웃으면 안되는데 우스운 장면들. 참 심각한 상황인데 심각하지 않은 척하는 인물들. 말로 하지 않는데 참 많은 말을 하고 있는 표정들.

 

영화를 보는 사람은 극중에서 자신이 응원하는, 감정이입 하는 인물이 있기 마련이라고 하는데 (보통 주인공이겠지만) 이 영화는 보는 이가 주인공에게 마음 둘까 말까, 마음을 두어도 되나 고민하게 만든다. 사기꾼에 악당이고 그에게 억압당하는 이들 또한 흠결을 가지고 있어서.. 나레이션이 있으니 거리를 두고 볼수 있어 다행.

 

영화와 소설의 차이라면..

영화는 짧은 시간 안에 긴 시간의 이야기를 담아내야 했으므로 눈치껏 스토리를 포착해 내는 것이 힘들었다. 자막을 읽츨 수가 없으니 더더욱… 그래도 흥미롭고 재미있다. 영상미만으로도 즐거운 영화다.

 

영화에서는 린든 부인의 아들과 대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소설서는 이 장면이 없다. 미국 독립 전쟁에 나가서 죽었다고 생각했던 아들이 돌아오기는 하지만 결투하는 장면은 없다.

도박과 협박으로 신분상승을 하다가 결국 감옥에서 사망한다. 초라하게 끝나기는 마찬가지다.

 

새커리는 또한 모병제에 대한 비판도 한다. 당시 병사들은 납치되어 어쩔수 없이 파병당해야하는 경우가 많았던 모양히다. 신체 조건이 좋으면 더욱 그럴 확률이 높았던듯.  사냥꾼의 모습이 소설에 나온다. 배리도 이 때문에 잡혀가 두번째 군 생활을 하게 된다.

 

배리의 행보를 따라가다 보면 이 사기꾼이 언제 발각이 되고 보복을 당할지 조마조마 하면서도 은근히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는건 왜일까. 철천지 원수, 악당이라기 보다는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두둔하게 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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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독서록

2022-01-12 23:09:25

 

 

전쟁과 평화
레프 톨스토이

문학동네 
박형규 역
2016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읽기 시작한것같다. 4권을 읽는데 2년에 걸쳐 읽었다. 읽는 진도가 느려서 도서관에서 빌리고 반납하고 다시 빌리기를 여러번 했다. 어쨌든 한 번 읽음. 

 1805년 프랑스와 러시아와의 전쟁과 상류층 사교계의 젊은이들의 이랴기. 두 가지 이야기가 병행된다. 
 
 전쟁에 대하여
톨스토이는 질물을 던지는 것 같다. 전쟁이 누구에 의하여 일어나는가.  에필로그에 그에 대한 논증을 실었는데 이해히기 힘듦... 톨스토이 자신도 알수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어렵게 쓰지 않았나 싶다. ㅎㅎ 다만 전쟁은 허무하고 사람을 죽고 다치게 하고 비인간적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표현하려고 한것 같다. 지도부의 작전이나 명령도 통하지 않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전투. 이겼는지 졌는지가 모호한 전투. 이런 면들을 너무 비참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묘사했다. 관조적. 
소설의 또 한 줄기인 젊은이들의 이야기. 
피에르 베주호프, 나타샤 로스토프, 안드레이 볼콘스키, 니콜라이 로스토프, 마리아 볼콘스키가 주요 인물들. 
나느 피에르와 마리아가 잘 되기를 바랐는데... 

고전, 이렇게 긴 이야기를 읽고 난 후의 뿌듯함. 읽는 동안에 따분한 내용이 많았지만 피에르의 사색, 관찰,  마리아의 고뇌 등에  동감하며 읽었던것 같다. 

프랑스군이 모스크바를 점령하고 포로가 괸 피에르가 포로들 사이에서 만난 인물 카타라예프. 근심 없고 단순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사람. 나중에는 지병으로 오래 걷지 못해 사살당하는... 그가 잠들기 전에 했던 기도가 있다. '돌처럼 자고 빵처럼 일어나게 해주소서.' 얼마나 단순, 행복한 바람인지. 

 톨스토이의 단편들 중 '바보 이반'이란 글도 떠올랐다. 이반이 왕이 된 나라에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쳐들어와서 죽이고 빼앗는 군인들에게 저항하지 않게 때문에 군인들은 더이상 공격을 하지 않게 된다. 
전쟁은 어리석은 짓이며 허무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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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양

독서록

2022-01-03 22:10:00

 

르네 지라르의 글은 어느 영역으로 분류할수 있을까? 문학 비평인것 같기도 하고 문화인류학? 신화학? 그의 책을 언제 어디서 알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뭔가 핵샘을 찌르는, 궁금증을 해결해 줄 것을 기대했고 그의 책을 읽었을때 뭔가 기쁨이 느껴졌다. 
 그의 글은 읽어 나가기 어렵다. 학문적인 논증을 따라가기가 어려워서...... 훑어 읽었다. 

 그의 시작은 고대의 한 기록에서부터 시작된다. 마을에 역병이 돌았는데 유대인이 우물에 독을 풀어 병을 일으켰다는 의심을 받고 집단 학살을 당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희생양, 집단 학살이 나타난 신화, 문학, 성서 등을 살펴본다. 

다수의 모럴에 반하는 소수가 나타났을때 그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나타나는 현상. 
마녀 재판, 오이디푸스, 아킬레우스, 북유럽 신화, 성서의 세례 요한, 거라사의 광인, 예수 수난, 베드로의 부인 이야기들을 해셜한다. 

 이 책을 읽고 사람은 다수에 속하기를 본능적으로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와는 다른 것을 없애고자하는 본능, 폭력과 희생을 통해 긴장과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 남이 욕망하는 것을 욕망하는 모습 등을 텍스트를 통해 보게 되었다.  

예수님이 본디오 빌라도에게 물으셨던  질문. 그것이 네가 하는 말이냐, 저들이 하는 말이냐... 이 질문이 내가 가져야 하는, 내가 나 자신에게 던져야 하는 질문인 것 같다. 나는 지금 다른 사람이 욕망하는 것을 욕망하며 사는 것은 아닌지. 돌을 던지는 사람 중에 나도 끼여있는 것은 아닌지. 돌을 맞을 처지에 놓여있다면 담담히 그것을 받아들일 용기가 있는지...

그의 연구는 문학적으로나 신앙적으로 뭔가 꿰똟는 것이 있다. 사람의 심리를 똟어본다. 
그의 다른 저서들도 계속 도전해볼 계획. 어려워서 몇 페이지 못넘기는 경우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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